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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219

충주호반의 가을산책
-미라실에서 금잠까지

 

충주호반의 가을산책

-미라실에서 금잠까지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한가위 연휴 이틀째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손동리 미라실로, 되돌아서 금잠에 이르니 왕복 90리길 드라이브(산책)하며 다정한 가을에 젖는다.

 

충주호 동량면 개천안 음짓말에 처가가 있는 덕택에

봄이면 호반은 높은 산세와 어울린 산자락 벚꽃 터널을 이루는 2차선 도로가가 앵화십리라 상춘을 만끽한다. 호숫가 산자락을 돌아돌아 천천히 달려나가니 장인어른, 아내, 처형이 동승했음에도 탄성이 절로 난다.

 

가수, 시인, 화가, … 등이 모두 모였나도 싶다.

"이쪽에서 바라보면 여섯개로 보이는 …" 호반의 작은섬 돌아 나래치는 충주호 산비둘기인 사내 냄새 물씬한 나훈아도,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 을 남기고 떠나려는 가을햇살에 긴 허리 달아 맨 패티김도,

"가을에 떠나지 말아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 떠나라며 애원(?)하는 최백호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호수가 산허리를 돌아 맴돈다.

 

호숫가를 벗어나니 옛적 쇠가 많이 났다는 '쇠고개'라는 금잠이다. 높이 솟은 산봉우리와 걸친 파란 하늘에 둥실 떠있는 뭉게 구름만이 고요하다.

화투놀이로 혼이 나서(?))) "놀던 바위는 외롭고 흰구름만 흘러간다 모두다 어디갔냐…"는 조영남의 까랑한 목소리를 뒤로한 채,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구십리 호수가에 은비늘이 곱구나" 박경원 선생의 충주호 사랑가라. 이를 어쩌나, 때 아닌 때에 박상규가 조약돌을 던져 가슴에 파문이 일어나니 허 그거 참, "여름가고 가을이 달리는 유리창에 물들어

가을날의 사랑이 <호수>(눈물)에 …"어리니 말이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으로

포옥 가릴 수 있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 만하니

두 눈을 꼬옥 감을 수밖에]….정지용 <호수1>

 

아, 충주호반에 가을 수채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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