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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200(5월 14일)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가네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가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는 은혜가 하늘 같은 '스승의 날' 노랫말 한 구절이다. 내일은 스승의 날, 매양 오고가는 날이다. 초교 시절 스승님을 모신 자리에 진즉 다녀왔다는 지인의 전언에 가슴 한켠이 휑하다.

 

까까머리 녀석이 선생님을 스승님으로 부르니 인생 여울둑을 꽤나 멀리도 왔나 싶다. 귀밑머리 희끗해진 세월을 돌아보니 집울 너머 거리에 나선 세상살이에 가갸거겨 나냐너녀..

 

21은 2 22는 4… 한글과 구구단을 시작으로 인생 진법에 이르도록 그 가르침이 구릉너머로 너른 뜰을 가르는 강물이다.

 

흔히 칭하는 '님'을 부르라 하면

 

우선은 그 은혜 가이없는 내 몸 낳으신 부모님이요

 

상춘에 어허 둥둥 어깨동무하며 더덩실 춤출 고향친구 벗 님네도 홀딱해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올 고운 님도 있겠다. 태극기 우러를 날에 이땅에 두 발 딛고 사는 바에 응당 품어야 할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떨치고 간" 침묵의 그 '님'도 님이겠다.

 

어찌 이뿐이랴! 턱괴어 생각에 잠겨 시.공을 초월해 들이면

 

자식 무운공비를 위해 두 손 모은 천지신명님,

 

세상에 나투셔 대자대비 공덕을 깨우치는 부처님,

 

극기복례로 사람됨을 일깨우는 공자님,

 

길 잃은 어린 양 보살피시어 은혜로움이 충만한 하나님도 님일까 싶다.

 

세상에 어느 것인들 내게 스승인 바에야 님이 이님 그님 뿐이랴만 고매한 스승님 품을 우러를 날이다.

 

'스승의 날'을 맞이한 단상이다.

 

군밤대신 추상같은 호령이다. "이녀석아! 종아리 걷거라. 그렇게 일렀거늘 무엇을 했단 말이냐? 세어라", 회초리 날아든다.

 

"제몸 하나 간수 못한 벌이다!" 하나

 

"허튼 말로 세상을 흐트린 벌이다!" 두울

 

"종종 걸음으로 세상을 나댄 벌이다!" 세~엣

 

"이눔아, 사내는 사내다워야 하는 겨!"

 

반세기 세월을 훌쩍한 속 깊은 스승님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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