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릭큐브놀이에 기반한 육서의 이해-홀릭큐브52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문자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세계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한자의 형성과 원리를 설명하는 육서(六書)—상형·지사·회의·형성·전주·가차—는 문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장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개념은 낯설고 추상적이어서,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장벽이 되곤 한다.
‘홀릭큐브놀이’는 육서를 보다 생생하게 이해하게 하는 또 하나의 길을 열어준다.
홀릭큐브는 조합과 변형, 그리고 관계 속에서 의미를 드러내는 구조를 지닌다. 이는 육서의 원리와 닮아 있다.
예를 들어, 상형은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다. 큐브의 한 면이 특정한 형태를 이루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한다. 단순한 배열이 의미를 갖는 순간이다.
지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점과 선으로 표현하는데, 큐브의 방향과 위치 변화 또한 보이지 않는 질서를 드러낸다.
회의는 여러 요소가 결합해 새로운 뜻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큐브의 색과 면이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패턴을 이루듯, 서로 다른 의미가 만나 더 큰 뜻을 만들어낸다.
형성은 소리와 뜻이 결합된 구조인데, 이는 큐브의 규칙과 패턴이 반복되며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모습과도 통한다.
전주와 가차 역시 기존의 틀을 확장하거나 빌려 쓰는 과정으로, 큐브의 배열을 응용하고 변형하는 과정과 닮아 있다.
아이들이 큐브를 돌리며 규칙을 발견하듯, 우리는 문자의 형성과정을 따라가며 사고의 확장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흩어진 조각처럼 보이던 글자들이, 원리를 이해하는 순간 하나의 체계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암기가 아니라 ‘구조를 읽는 눈’이다.
결국 육서는 과거의 문자 해설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만들고 나누는지를 보여주는 사고의 틀이다.
홀릭큐브는 그 틀을 손으로 체험하게 한다. 흩어짐과 맞물림, 변형과 조합 속에서 의미가 탄생하는 순간, 우리는 문자를 배우는 것을 넘어 ‘생각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큐브를 돌리는 손끝에서, 오래된 문자학의 지혜가 새롭게 살아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