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소나타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신방구리
긴 여정을 마치니 어때요?
돈키
끝낸다는 건 기쁨이지. 천리길을 마쳤다는 사실도 그렇고, 무엇보다 이루어냈다는 기쁨이 컸지. 그 자신감 덕분에 ‘수원 광교산-평택호’, 또 ‘화성-강릉’ 도보여정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어.
신방구리
제부도–동탄, 부산–병점, 남양호-대부도, 수원광교산–평택호, 화성–강릉… 정말 많이 걸었어요.
돈키
걸으면 산다고 하잖아. 누워 있으면 죽는 거고. 걸어야 해. 걷다 보면 환희가 차오르거든. 그게 또 내일을 열어가는 힘이 되고.
신방구리
앞으로도 얼마나 더 걸을 생각이에요?
돈키
동네사람이면 동네 한 바퀴는 돌아야지. 지구인이라면 지구 한 바퀴쯤은 돌아야지.
다 같이 돌자, 지구 한 바퀴. 건강송을 부르며…
신방구리
저는 차를 타고 왔지만, 그래도 큰 경험이었어요.
돈키
몸이 걸은 거야. 한반도종단이라는 도로 이동도 큰 흐름 속에선 하나의 구간이야. 일본 열도에서 해저터널이나 선상레일을 통해 부산에 닿고, 거기서 런던과 리스본까지 이어지는 지구 반바퀴 길이야. 뉴 실크로드라고나 할까, 지구촌둘레길이라고 할까.
그 길이 바로 10년 전에 내가 걸었던 길이요, 오늘 우리가 달려온 길이야.
신방구리
21세기 드림로드를 여는 셈이군요.
돈키
유라시아의 꿈길을 걸은 거지.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잖아. ‘시작이 반’이라고도 하고.
호새
아마 그런 걸음이 노래가 되어 젊은이들도 ‘지구촌 소나타’ 길에 너도나도 나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