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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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띄우는 편지458

흔들림 속에서 균형은 자란다-홀릭큐브18


흔들림 속에서 균형은 자란다-홀릭큐브18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흐름이 시작되면, 세계는 더 이상 고요하지 않다.

 

움직임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흔들림이 따른다. 바람이 불면 나무가 흔들리고, 물이 흐르면 물결이 일어난다. 우리는 흔들림을 불안정의 신호로 여기기 쉽지만, 실은 그 안에 균형이 자라고 있다.

 

완전히 고정된 상태는 오히려 생명과 거리가 멀다. 단단히 굳어버린 것은 더 이상 변화하지 않으며, 변화하지 않는 것은 결국 소멸을 향한다. 살아 있는 것은 늘 미세하게 흔들린다. 심장의 박동, 호흡의 리듬, 감정의 기복까지도 모두 작은 진동이다. 이 미묘한 흔들림이야말로 생명이 지속되는 방식이다.

 

균형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무너졌다가 다시 세워지는 과정 속에서 유지된다. 마치 외줄 위를 걷는 사람이 몸을 좌우로 미세하게 조정하며 중심을 잡듯, 우리는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배워간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는 것이다.

 

관계 또한 그렇다. 흐르는 관계는 때로 어긋나고, 부딪히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흔들린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더 깊은 조율이 이루어진다. 아무런 갈등도 없는 관계는 오히려 정지된 상태에 가깝다. 작은 균열과 흔들림이 있을 때, 관계는 살아 움직이며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

 

자연을 보아도 균형은 늘 역동적이다.
계절은 끊임없이 바뀌고, 낮과 밤이 교차하며, 밀물과 썰물이 리듬을 만든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세계는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조화를 이룬다. 균형은 변화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만 성립하는 질서다.
결국 우리는 흔들림을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불안과 동요의 순간조차도 더 큰 균형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중심은 바깥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진다.
흔들림 속에서, 균형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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