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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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437

놀이 속에 숨겨진 구조의 비밀 –홀릭큐브4

놀이 속에 숨겨진 구조의 비밀 –홀릭큐브4
시인·영화배우 우호태

 

전통놀이에는 구조의 원리가 담겨있다.

 

아이를 가만히 바라본 적이 있는가.
아이는 이유 없이 웃고, 이유 없이 몸을 움직인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도리도리),
손을 마주치며 소리를 낸다(짝짜꿍).
단순해 보이는 이 움직임 속에는
이미 질서가 숨어 있다.

 

좌우의 반복은 균형과 방향을 만들고,
손의 접촉은 리듬을 낳는다.
리듬은 흐름이 되고,
흐름은 구조로 이어진다.

 

잼잼, 곤지곤지 또한 같다.
움직임이 연결되고,
연결이 쌓여 구조가 된다.

 

이제 시선을 넓혀 보자.

 

윷놀이는 우연과 선택이 만나는 구조다.
던짐은 확률이고,
말의 이동은 필연이다.
그 선택은 관계를 만들고,
판 전체의 흐름을 바꾼다.

 

369놀이는 시간 속 구조다.
숫자는 흐름을 만들고,
규칙은 긴장을 만든다.
그리고 특정 순간, 우리는 반응한다.
중요한 것은 계산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규칙을 읽는 감각이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아이의 몸짓, 손놀이, 윷놀이, 369놀이까지—
모두 다른 듯하지만 하나의 원리로 이어진다.

 

움직임 → 연결 → 구조.

 

그 구조는 공간뿐 아니라
시간 속에서도 작동한다.

 

우리는 이것을 배우지 않았다.
그저 놀았을 뿐이다.
그러나 그 놀이는 이미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몸에 새겨주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우리는 놀이를 멈추고
정답을 배우기 시작했다.
몸의 감각은 사라지고,
지식만 남았다.
그래서
알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경험했지만 설명하지 못한다.

 

이제 다시 묻는다.

 

우리는 왜 알고 있던 것을 잊었는가.

 

그리고 그 감각을 되살릴 수는 없는가.

 

다음 글에서는
몸의 감각을 눈에 보이는 구조로 되살리는 방법,
곧 ‘다시 노는 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놀이는
공간과 시간 속 구조를 배우는
가장 오래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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