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7 (토)

<한반도소나타141>-추천의 글

흐르는 강물처럼-‛한반도소나타’의 멋

 

흐르는 강물처럼-‛한반도소나타’의 멋 최 홍 규-(전)경기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저 『화성소나타』에 이어 이 책『한반도소나타』의 지은이는 토착 화성 출신이다. 그는 일찍이 서울 명문대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의 회사원 생활을 하며 30대초 약관으로 시의원, 도의원에 선출되었고, 초대와 제2대 화성시장을 역임하면서 엘리트 지자체장으로 명성이 드높았다. 격랑과도 같은 부조리한 사회현실의 드센 회오리바람에 휩싸여 그는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강의를 진행하는 틈틈이 현장 답사를 통해 시인, 기행수필가로서 삶과 사색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등 뜻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 책 첫머리에 한반도 고지도와 모차르트 소나타1 악보와 역동적인 지휘자의 힘찬 몸짓을 소개하면서 고조선에서 현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역사의 맥박과 “백두대간의 푸른 정기와 한라의 기상”에 대한 시공간에 대한 절대적인 인식에 기초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 리드미컬한 기행문을 자신의 향촌인 화성에 대한 애정에서 한반도 전체에 대한 역사와 공간적 지리 인식으로 그 관심을 확대하면서 “보고자 하니 보이고 듣자 하니 들리지 않는가” 이 땅의 선인들이 내 나라 팔도강산을 유람하여 그 이름 ‘한반도소나타’라고 부르리”라고 그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30만년 전 한탄강 유역 아슐리안 돌도끼가 출토된 전곡리 선사유적지에서 여의도, 인왕산, 광화문, 강남, 한강, 그리고 자유로, 파주출판단지, 율곡의 혼이 깃든 화석정, 양주 별산대놀이관, 가평 자라섬 등지를 경유 인천항과 강화도의 경기 서북부지역의 풍광을 신바람나게 기행하고 있다.

<경기남부편>에서는 오산 독산성, 맞춤랜드 안성, 남한산성, 용인 에버랜드, 광주, 이천의 도자기고을, 성남, 판교, 분당을 지나 의왕 철도박물관, 시화호 방조제, 안산 대부도, 평택항, 화성 삼성반도체, 화성 서봉산 해맞이 등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숨결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경기지역의 현재의 모습과 자연경관을 속도감있는 문장으로 경쾌하고 운치있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지역을 묘사할 때는 격몽요결-파주 화석정, 별주부전-가평 자라섬, 환상의 나라-용인 에버랜드, 삼배구고두례-남한산성 등 지역을 상징하는 명칭과 고사를 그때그때 표제어로 능란하고 유머러스하게 내세우고 있다. 

  산따라 물따라 <강원도편>에서는 태백산, 강릉 경포-거울아 거울아, 정동진-해야 솟아라, 정선-아리랑고개, 영월-죽장에 삿갓 쓰고(김입) 등 이 고장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싱그러운 붓끝으로 입체감 있게 묘사했다.

  양반 동네 <충청도편>에서는 추풍령-가을 바람고개, 정지용 생가-향수의 시인, 천안 독립기념관, 부여 정림사지, 공주 무령왕릉, 충주, 단양-중원의 쌍무지개, 특히 다른 지역 명칭에서도 그랬듯이 대전, 세종-대전 부르스 예에서처럼 때로는 대중 가요나 클래식한 가곡의 가사를 제명으로 멋스럽게 차용하는 것 또한 이 기행문의 경쾌한 리듬을 더 실감나게 한다.

 <영남편>에서는 울릉도-울렁울렁 처녀 가슴, 문경새재, 울진 금강송단지-솔바람 소리, 안동-정신문화의 수도, 합천 해인사-산정불심, 대구 청라언덕-봄의 교향악, 경주-천년의 세월이 담겼어라, 경주박물관-타임캡슐 센터, 포항-영일만 친구, 울산-울산 큰 애기, 가야박물관-거북아 거북아, 부산 해운대, 용두산공원-해운대의 사랑이여, 자갈치시장, 국제시장-오이소 보이소!, 거제, 통영-한려수도 그림 같구나 등. 여기에서 우리는 마치 휘파람으로 대중가요를 흥겹게 읊조리며 영남의 혼과 풍물, 문화의 향기가 깃든 장소를 답사하는 지은이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호남편>에서는 군산-고군산도, 선화공주와 서동의 로맨스가 깃든 익산 서동공원, 전주-양반 동네 맞는갑소, 남원 광한루, 빛고을 광주, 나주 천연염색관-청출어람 청어람, 목포-목포는 항구다, 해양문화재연구소, 순천-꿈꾸는 마을, 구례 지리산-지혜를 얻다 등 때로는 가요를 읊조리며 신바람난 지은이의 거침없는 발걸음은 계속된다.  

    관광보고 <제주편>에서는 탐라국-혼자 옵소예, 한라산-흰 사슴 놀이터, 해양국-태양이 부른다 에서 보듯이 햇빛과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이 고장의 매혹적인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지은이의 기행 대상은 한반도 남한에 국한되지 않고 중앙의 철책선 넘어 상상의 <북한지역>으로 확대된다. 비록 행동이 생략된 관념적 답사지만 임진각, 개성-고려 왕도, 황해도-장산곶마루에 북소리, 평양, 압록강 위화도, 백두산 천지, 두만강-눈물젖은 두만강 푸른 물, 함흥, 원산-신고산이 우르르, 금강산-누구의 주제런가, 동해바다 등 지은이의 멈출 수 없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거침없이 이어진다. 

 

대중시인이자 기행수필가의 신바람난 발걸음, 때로는 클래식, 때로는 대중가요풍의 멜로디와 리듬, 가사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이 ‘한반도소나타’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바라건대 마치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음률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가운데 지은이의 가볍고 유머스러운 문장이 매력의 끈으로 독자들을 계속 사로잡기를 염원한다.

 

또한 이 책은 지은이가 말하듯이 “문을 열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다.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휴양삼아 늘 가고픈 유람길에 오른다”라고 썼지만, 결코 단순히 팔도강산을 노래하는 ‘한반도소나타 연주회’로 그치지 않는다.  

1,2년 전에 집필된 <단상>을 통해「대한민국 혁신 아직...,「마라톤과 힐링」,「농사는 아무나 짓나」,「행주산성과 치마」,「엔돌핀 저장고-가족문집」,「전원일기」,「저 별은 나의 별-별교향곡」등 수필류의 글 등은 치열했던 현역의 일상사에서 벗어나 자신과 주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지은이의 여유를 되찾은 삶과 사색의 편린들을 엿보게 한다.

 

 이 책의 제명으로 채용한 ‘소나타’는 본래 느림, 빠름의 반복과 변주 등 서양 음악의 고전적인 기악곡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모차르트류의 규범에 꼭 얽매이지 않고 거문고와 바이올린 등 악기를 연주하듯 자신의 향촌과 한반도의 풍광, 산업과 문화의 명소 등에 대해 때로는 판소리와 산조, 시나위의 전통, 그리고 때로는 많이 알려진 가곡이나 대중가요의 멜로디, 리듬, 가사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산조풍의 이 글을 전개한 것이 아닌가 한다. 바라건대 자신의 향촌과 팔도강산을 사랑하는 강호제현의 독자들에게 배전의 큰 관심과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시인, 기행수필가로서의 그의 호기심과 재능이 지은이의 전공영역인 정치와 행정의 영역으로 승화, 확대, 발전되어 그가 젊을 때부터 꿈꾸던 현실개혁의 아름다운 열매가 맺어지기를 진심으로 희구한다. 현실과 이상의 문제는 우리들이 풀어야 할 숙명적인 과제이니만큼 현실도피나 범속함에 대한 순종을 과감히 떨쳐 버릴 수 있는 깨어 있는 자세와 혁명적인 용기가 필요할 때이다. 

기존의 낡은 질서와 관행에 대한 과감한 개혁과 새로운 변화의 사이클이 요청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총명하고 영특한 두뇌와 경륜을 지닌 지은이의 창조적인 결단과 용기가 요청된다는 사실을 깊이 숙고하기 바란다.

 지은이의 건강, 건필, 건승과 행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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