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수)

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21(12월 15일)

님은 먼곳에

님은 먼곳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경계의 머무름은 늘 사유를 동반한다.

 

경기도 전직 기초자치단체장 모임에 큰 기둥이신 어른이신게다. 한세기의 대한의 역사를 소장한 분이다. 몸이 편치않아 모임에 오시지 못한다는 이따금 소식에도 찾아뵈야지 차일 피일 미룬 아쉬움이 깊은 골을 이룬다. 젊은 시절 공인생활을 한 탓에 종종 미수나 구순에 이른 분들의 대문 밖 나들이 소식을 접한다. 떠나신 분들에의 추모와 어울린 자성이 의정부로 발길을 재촉한다.

 

반년전 어느날 저녁 나절 전화를 주셨다. 고관절 고장으로 지팡이 든 젊은 필자의 모습이 한심하였는지 남대문 시장에서 000 약을 직접 구하셔서 택배로 부치셨단 말씀에 띵~ 어미 닭 쫓아 쪼르르 달려가는 봄날 병아리가 언뜻언뜻하다.

실향지에 대한 향수와 포천, 화성,.., 의정부 살림을 지휘하신 깊은 년륜이 어울려 늘 뒤켠에 물러서셔 좌중의 말씀을 경청하는 조용한 분이시기에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던터다.

 

수 많은 세상 길에 “겨레를 위해 봉사한다”는 윤리강령을 평생 부른 공직자 이셨으니 그 품새는 늘 도봉산 계곡에 흐르는 정갈한 골물이신게다. 모임시마다 모시고 오는 주변 단체장님과 재직시 상사로 모셨던 분들의 말씀에도 다정이 물씬이다. 모임 카톡방에 이따금 올리시는 등산복 차림새의 강녕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침나절 달려가 대문 밖에 나선 분과의 말없는 대화다.

“보내주신 약이 아직 남았어요”

“반가우이! 지팡이 안들었네. 날이 찬데 내 길 떠나 미안하오.” 조용한 말씀이 도봉산 골물에 이를게다.

진즉, 떠나기전에 뵙고 말씀드려야 했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김기형 시장님! 당신을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두손 모읍니다. 하늘 고향길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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