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9 (수)

서울

서울역사박물관, 조선의 수도는 어떻게 운영됐을까 '한성부입니다' 전시 개최

한성부의 도시 운영을 조명함으로써 오늘날 서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제시

 

[ 포에버뉴스 김경순 기자 ] 서울역사박물관은 4월 30일부터 7월 12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시대 수도 한양을 운영하던 관청 한성부에 대한 전시 '한성부입니다' 를 개최한다.

 

한성부(漢城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1394년 개경에서 한양부(漢陽府)로 수도를 옮기고, 다음 해인 1395년 한양부를 한성부로 고친 것을 시작으로 1910년까지 조선시대 수도의 행정구역인 동시에 관할 관청의 명칭이다.

 

한성부는 오늘날의 서울시와 달리 중앙 행정기관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 수장인 판윤 또한 정2품 관료로서 국정운영 전반에 참여했다.

 

1997년 개관 준비 특별전 '한성판윤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개관 이래 박물관이 수집해 온 한성부 관련 사료를 집대성했으며, 한성부 관원들이 남긴 다양한 기록을 통해 한성부의 모습과 그 기능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급입안(斜給立案)을 비롯해, 보물로 지정된 최초의 판한성부사 성석린의 교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는 한성부의 관할범위를 표시한 성저오리정계석표(城底五里定界石標) 등 90건 99종의 유물을 만날 수 있다.

 

‘1379년 한양부 사급입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급입안으로, 한성부 설치 이전 한양부의 문서 처리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성석린 고신 왕지’는 보물로 지정된 유물로, 최초의 한성부 수장인 판한성부사 성석린에게 내린 임명 문서이다. 성저오리의 경계를 표시한 ‘성저오리정계석표’는 조선전기 한성부의 관할구역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가 1970년 지정이 해제되고 경복궁으로 옮겨진 뒤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이번 전시에 맞춰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오부계회도’는 한성부 오부의 참봉들이 계회를 연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바쁜 업무 속에서도 교류를 이어갔던 당시 관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는 한성부의 영역, 기능, 사람 이라는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1부) ‘어디까지가 한성부’ 에서는 한성부가 관할했던 영역을 다룬다. 한양 천도 이후 설치된 한성부의 관할 구역인 5부(五部)와 성저십리(도성 밖 10리)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현대 서울처럼 경계가 조정되어 온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성부의 5부는 오늘날의 구청과 비슷한 역할을 했으며 각 부 아래에 방을 두고 지역을 나누어 다스렸지만, 호조의 지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성저십리의 일부는 한성부가 주민을 관리하고 인근 군현이 토지를 관리했다.

 

(2부) ‘바쁘다 바빠 한성부’에서는 한성부의 역할을 한양을 다스리던 지방 행정기관으로서의 기능, 왕도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 그리고 전국 단위로 수행했던 업무로 나누어 살펴본다. ‘한성부에 대가리 터진 놈 달려들 듯’이라는 속담은 여러 사람이 숨 가쁘게 급히 달려드는 모습을 비유한 말로, 당시 한성부에 수많은 민원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이처럼 긴박하고 분주했던 한성부의 현장을 생생히 다룬다. 먼저 지방행정기관으로서 한성부가 수행했던 호적 작성, 순찰과 검시, 가옥 관리, 민원 처리 업무를 조명하며, 도시 행정의 세부 업무가 조선시대에 어떻게 시행됐는지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한양이 왕이 머물던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특별한 기능을 다룬다. 어가 행렬과 외교 의례 등 국가 행사를 지원하며, 왕이 거주하는 도시로서의 위엄과 질서를 유지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 단위로 수행했던 업무를 살펴본다. 오늘날 서울시가 지역 행정을 담당하는 것과 달리, 한성부는 도성을 넘어 전국을 대상으로 소송 처리와 호적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호적창고 연출을 통해 전국의 호적을 보관·활용했던 한성부의 핵심 업무를 보여준다.

 

(3부) ‘한성부 사람들’에서는 한성부를 움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많은 인물이 거쳐 간 한성부 판윤의 위상과 실무를 담당했던 낭청들의 역할은 물론, 바쁘게 일하고 때로는 동료들과 어울려 하루를 마무리하던 한성부 관리들의 직장 생활 모습도 함께 살펴본다. 한성부 관원들의 계회(서로 교유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마련한 모임)에서 남긴 싯귀를 통해 당시의 분주했던 한성부 업무 모습과 관원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저 한성부의 일 몹시 바쁘고, 문서와 장부가 구름처럼 쌓여 늘 관청에 가득하다. 새 칼이 막 숫돌에 갈려 서릿발처럼 날카로우니, 한번 솜씨를 보이면 복잡한 사건도 금세 비워진다. - 강희맹(1424~1483), '경조계음도(京兆契飮圖)' 중

 

전시실내에는 ‘우리집 호적 만들기’, ‘한성부가 이런일도?’, ‘오늘은 내가 호적고 관리인’ 등의 체험코너를 통해 가족들과 함께 전시를 즐길 수 있으며, ‘이 사람도 한성부 판윤’ 코너에서는 황희 정승, 어사 박문수, 권율 장군, 민영환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 모두 한성부 판윤 출신이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과거의 기록 속에 담긴 행정의 실제와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과 통찰을 던진다”며, “이번 전시가 한성부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서울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와 연계해 5월 29일에는 ‘서울 문화의 밤, 문화로 야금야금’ 프로그램에서 담당 학예연구사의 전시 해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며, 오는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금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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