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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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띄우는 편지414

그대 나의 자랑이어라


그대 나의 자랑이어라
시인 / 영화배우 우호태

밝은 사회자의 목소리에 장내가 환하다.
해마다 돌아오는 동문 신년 인사회다.

제꽃을 피울 재학생들 어울린 화음이 청초해,
큰 배움터 문을 나선 지 사십여 해가 지났건만
그 문턱을 밟던 날들이 몽글몽글 떠올라
나는 여전히 설렌다.
태생적 품성인지, 세상과 사람에 대한
끝나지 않는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또 누구의 삶이
내 느슨해진 마음을 일으켜 세울까.
인성과 지성으로 제 자리를 일군 동문들의
고운 무늬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남은 생을
조금 더 진지하게 살아야겠다고
조용히 다짐한다.

지구촌 최빈국에서
오늘날 위상에 이르기까지
몸으로 시대를 견뎌온
60·70·80년대 학번의 선배들 헌신 앞에
후배들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 박수는
다시 90년대 이후의 후배들에게로 옮겨가
이제 너희가 비상할 차례라며
힘찬 격려가 된다.
동문회장의 울림 있는 정제된 한마디에
장내는 박수로 가득 찬다.

동문 출신으로
학교 살림의 큰 그림을 그리는 총장님의 청사진,
그 비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이사장님과 관구장님의 다짐,
제 분야에서 묵묵히 연구에 몰두한 교수진,
후배 장학에 마음을 내어준 동문,
사회 곳곳에서 제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역 동문들까지.
이 자리는
새해의 에너지가 오가고
다시 충전되는
환류의 장이다.

알바트로스.
세상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
상아탑에서 진리를 탐구하던
청춘의 이상이 그 이름에 깃들어 있다.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
청춘의 상징이며
삶이 삶에게 건네는 다짐이다.

사방이 컴컴한 밤,
마침내 스며드는 여명처럼
젊은 날, 까만 밤을 지새우며 품었던
수많은 물음들.

“아느냐,
저 강물이 흐르는 뜻을~”

귀가길
총총한 발길에다 차창에
까만 밤을 수놓는 불빛들
고요 속으로 스며든다.
그대가 나의 자랑이듯,
나 또한
그대의 자랑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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