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7 (월)

오피니언

<한반도소나타93>-순천

꿈꾸는 마을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꿈꾸는 마을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오늘 순천만에 영화시나리오 쓰려 가나요? 진도, 완도, 해남, 강진에 가볼 곳 많은데...
돈키: 진도아리랑도 듣고 싶고 장보고관, 땅끝마을, 하멜기념관, 나로호우주센터, 녹차생산지, ...다 가보고 싶은데 여의치 않네.-휘릭

실버맨1: ‘벌교에서 주먹자랑 말고 순천에서 얼굴자랑마라’는 옛말입니다.
호새: 국가정원과 순천만 늪지와 순천의 이미지가 되어가나봐요?
실버맨1: 순천에 오셨으니 짱뚱어탕 드셔보세요. 정원엔 아직 꽃이 덜해 산책하시면 될겁니다.-휘릭

호새: 뜨락 꽃밭에 나무 들어서고 물웅덩이 만들면 정원 아니에요? 꽃이 아직 이네요?
돈키: ‘제인에어’ 읽어봤지? “파도가 지나간 자리” 영화는 어때?
호새: 뜬금없이 소설과 영화래요? 네덜란드 정원에 풍차 보러 오는 줄 알았어요.
돈키: 응, 나라별 정원의 특색을 볼수 있다잖아. 서구 유럽에 영주들 저택을 둘러싼 농장이 큰 정원이라고 생각해. 장원이 정원으로 축소되었다고나 할까? 서구풍이 이러저러 경로를 통해 우리주변에도 익숙한거지. 중국, 일본에 이은 우리의 정원과 서구풍이 어떤지 봤잖아.

호새: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되어야 꾸밀까요? 베란다나 옥상은 조금 작거든요.
돈키: 우리나라는 화려강산이니 국토가 정원인 거야. 곳곳에 명산이 솟고 강이 흐르고 섬마저 있으니 욕심낼 것 없어. 바다가나 강물 흐르는 심산유곡에 풍광을 감상하려 선인들이 정자도 지어놨으니 즐기면 되는거야. 섬들이 강강수월래하는 다도해도 그렇고, 한려수도 해상공원이나 몽돌해변, 강변 대숲길이나 벚꽃길이 멋지잖아… 도심 가까이 수목원도 호수공원도 있고...
호새: 내것이 아니잖아요.
돈키: 큰 생각하라고 국가정원 만든 걸거야. 나무도 꽃도 자산이야. 어울린 토지도 그렇고. 그것에 맞춤형으로 사는게 우리거든. 서수남 하청일 가수도 팔도강산 유람하자고 노래하드만. 옆집 마당에 꽃피고, 문열고 나서면 냇물 흐르고, 뒷동산에 배시시 진달래 개나리가 반기드만. 하늘엔 구름이 뭉게뭉게 양떼몰이 하대.
이따금 시커먼 구름이 비바람 몰고와 싹쓸어서 그렇지. 계절따라 햇살, 온도, 습도를 알아서 맞추고 말이지. 발길 닿는 곳이 천연정원이든만.

호새: 어제 ‘꿈의 궁전’에서 꿈꾸고 이곳에서 '꿈의 다리'도 건너 봤으니 질펀한 습지도 가보죠?
돈키: 어둑한데 보이겠어. 날쌘돌이 타고 휘익 둘러 봐야지.
실버맨2: 저 갈대로 막아놓은  뒷편이 습지에요. 흑두르미가 월동하는 곳이라 람사르 협약에 의해 2,006년 등록되었어요. 갈대숲길을 걸으면 장관입니다. 저녘 노을이 수로와 어울려 볼만한 경치랍니다.
호새: 수로가 S라인처럼 곱네요?
돈키: S라인이든 D라인이든 습지모습을 보러 다시 와야겠어요.
호새: 우리나라 여기저기 20여곳이 등록되었다는데 대개 늪지, 갯벌이던데요.
돈키:멸종될 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라 보호를 하는 거야. 인간이 벌리는 개발과 부딪는 현실이니 국제적으로 힘을 모으는 거야.

호새: 방문 소감문 안써요?
돈키: 그냥 들어선 감정이 의미롭지. 뭘 이러쿵 저러쿵 할까? 가슴에 감정자락이 테마정원이요 지켜야 할 정신이 습지 보전이 아닌가벼. 유람하느라 이곳저곳 기웃대다보니 선인들이 말씀하신 금수강산, 화려강산 의미가 다가서는 것 같아. 그터전에 살아온 삶의 주인공이 조상이고 이은게 우리야. 희귀종 생명체들이지.

호새: 옥스퍼드대 데이빗 콜먼(David Coleman)는 “저 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국가 1호가 대한민국이라던데요. 2,100년에 1/3로 줄어 2,200년경엔 백만대로 된다데요.
흙두루미를 위해 협약도 하고 갈대밭도 조성하는데….저출산 대책이 고작 출산장려금으로 해결되겠어요? 사안이 막중하니 골방에서 머리 싸매고 방법을 찾아야지...

돈키: 이곳이 순천(順天)이야. 순천자는 흥한다드만. 방법이 있긴 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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