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7 (수)

오피니언

<한반도소나타41>-경기도박물관

오래된 미래


오래된 미래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왜 그리 자주 박물관에 발길 하나요?

돈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살펴 내일을 밝혀가는게 인생일지니, 그 요체는 나를 안다는 것이겠지. 바로 그 지혜의 보고가 박물관이거든.

호새: <오래된 미래>의 학습센터란 말처럼 들려요. 여기가 경기도박물관인가요? 입구에 “국가 근본의 땅, 경기”라는 문구가 보이네요.

돈키: 그래. 이 말은 조선 중종이 경기관찰사를 임명하며 했던 말이지. 경기는 나라의 뿌리라는 뜻이야.

호새: ‘경기’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쓰였나요?

돈키: 고려 때부터야. 천 년 넘게 이어진 지명이니 역사가 깊지. 당시 동아시아에는 송, 요, 서하, 금나라가 각자 세계관을 세우고 있었고, 고려도 몽고나 아랍권과 교류하며 천하의 중심에 있었어.

호새: 그러고 보니 고려의 수도 개경, 조선의 수도 한양이 모두 경기 땅이었군요.

돈키: 맞아. 그래서 경기도는 천년을 이어온 역사문화의 중심지야. 학문과 사상, 예술과 경제가 오가는 길목이었고, 그 속에서 실학이 꽃피었지. 사회의 모순을 풀 사유가 바로 이 땅에서 태어났단다. 문화의 원형이 만들어진 곳이라 해서 ‘문화의 원천지’라 불릴 만하지.

호새: 옛날의 영화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거군요.

돈키: 그렇지. 지금도 인구, 산업, 금융, 정치 모든 면에서 국가 근본의 땅다운 위상을 보이고 있으니까. 경기 사람이라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돌아볼 책무가 크단다.

호새: 문득 묻고 싶어요. 나는 어디서 왔을까요? 또 어디로 가는 걸까요?

돈키: 바로 그런 물음을 품게 하는 곳이 이 박물관이지. 고고학계가 놀란 한탄강 유역의 구석기 주먹도끼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수만 년의 시간을 건너는 여정이 펼쳐져 있어. 역사를 꿰어 오늘의 나를 세우고, 내일을 밝혀갈 지혜를 얻는 자리란다.

호새: 오늘은 국경일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적네요.

돈키: 그래, 문 닫을 시간도 다 됐네. 저기 보아라. 부모 손을 꼭 잡고 어린이박물관으로 가는 아이들. 저런 모습이야말로 ‘참 잘했어요’ 박수 받을 장면이지.

호새: 그러네요. 살아 있는 역사의 전승이네요.

돈키: 그렇지. 저 게양대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니 마음이 숙연해지네. 나라를 지키려 헌신한 분들께 다시 두 손 모아 고개 숙이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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