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리 샹송> 시비 제막식에 부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더니, 어느새 <오거리 샹송> 소식이 휴대폰 너머로 전해졌다. 젊은 날, 꿈을 향해 뜨겁게 내딛던 발걸음이 이제는 고향을 품은 손길로 옮겨진 걸까? 몇 해 전, 고향을 사랑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목포를 사랑한 사람들>을 펴낸 그가, 이번엔 목포 시내 오거리에 여러분의 정성을 모아 시비(詩碑)를 세우다니, 이보다 진한 고향 사랑이 또 있을까?
‘오거리에 앉아 부르는 샹송’
<오거리 샹송>엔 옛 목포 도심의 풍경과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 있나싶다. 삼학도의 파도처럼 잔잔하고, 유달산 중턱에서의 탁 트인 전망처럼 시원한 시어들. 들으며, 보며, 읽다 보면 누구나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돌아 볼게다.
맛(味鄕)과 예술(藝鄕)의 도시, 목포.
그 위에 시심(詩心)을 더해 문향(文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오거리 샹송>은 언젠가 노래가 되어 전국에 울려 퍼질게다. <비 내리는 호남선>처럼 애잔하고도 흥겨운 선율로, 그대와 마주 앉아 조용히 흥얼거려보고픈 노래가 되리라.
바람결에 초대장이 날아든다
‘오거리로 오세요’.
‘마주 앉아 샹송을 불러보세요’.
그대의 오감이, 추억 속 내 고향의 향기로 되살아날게다.
위 글말은 불꺼진 까만 밤이 열린 화성시 ‘안녕뜰’에서 띄우는 인사입니다. 저의 기행수필 <한반도 소나타> 속 '목포는 항구다'의 인연이 징검다리가 되어 <오거리 샹송> 시비에 닿았음을 기쁘게 전합니다.
시비 건립을 위해 마음과 손.발길을 함께 하신
배종덕 추진위원장님과 목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축하와 감사를 드리며, 잊혀진 옛 목포의 영화(榮華)가 다시 피어나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