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78(6월 8일)

물(水)을 노래하다

 

물(水)을 노래하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물(水)의 크기는 천(川), 강(江), 해(海), 양(洋)으로 뻗어난다. 이에 어울린 큰 패싸움이 언뜻 스친다. 유명세를 지닌 안성천, 양자강, 남해, 태평양 등에 얽힌 싸움이다. 청일전쟁, 적벽대전, 명량해전, 태평양전쟁으로 나라의 흥망을 가른 물가에서의 전쟁이다. 아마 담대한 전략과 어울린 제위치 제역할로 승패가 갈렸다싶다.

 

며칠전, 코리아내 동서대전(?)이 끝났다. 75년전 남북대전(?)으로 허리가 잘린 임진강에 진저리를 쳤건만 그 후유증 탓에 깊은 물골이 패였나도싶다. 애민과 부국, 합리적 시스템 운영을 강조하니 그 물골을 지켜볼 일이다.

 

어찌 지난날 핏빛의 흙탕물길만 있으랴! 물오른 버들가지는 호들기로 제격이요 물 좋은 생선은 입맛에는 그만이니 물의 의미는 싱싱한 생명력을 함의한게다. 장맛비에 동네에 우당탕하는 도랑물이 들판 냇물에 어울려 한동안 제빛깔 고집하나, 그 기세 잦아들면 몸을 뉘어 주변을 살피며 조용히 흐른다. 하폭도 넓히고 모래톱도 만들어 가며 강으로 바다로 향한다. 우리네 삶의 모양이요 자연의 섭리겠다.

 

어제 오전나절 주전부리를 싸들고 평생지기와 양산봉에 올랐다. 팔각정에 앉아 지난 세월의 강을 뒤돌아보니 마치 황구지천 200리 물길이려. 채 마르지 않은 물기있는 밑줄 친 새김말이 생각난다.

산청지방의 명의(名醫)유희태가 실습생 허준에게 이른다. “이놈아, 물이면 다 물이 아닌게야”. 공자가 제자에게 이른 말이다. “인자(仁者) 인야(人也)니라.” 노자가 버들피리를 노래하니 노래명은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물 흐르듯 살라’는 뜻이렸다.

 

이어달리기가 끝났다. 다시금 옛말을 생각한다.

“치수(治水)가 정치의 근본이요 시작이다”. 내몸도 70%물로 이루어져 있으니 참 의미로운 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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