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482

  • 등록 2026.04.20 08: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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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안천 따라서

 

발안천 따라서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건달산에 오른다.
지인들과 나선 휴일 산행,
가족을 동반한 등산객들이
산길에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쉬엄쉬엄 한 시간 반,
해발 326미터 능선에 닿으니
화성의 두 번째 높이,
무봉산 다음으로 숨 고르는 자리다.

솔나무 향 스치고,
갈참나무 잎새 흔들리며,
진달래 붉은 기운이
산길을 먼저 맞이한다.

정상에 서니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편엔 기천저수지,
고요히 푸른 물을 품고
북쪽 멀리 태행산 너머
광교산이 흐릿한 선으로 이어진다.
동남으로는 양산봉,
가까이 삼천병마곡을 품은 태봉산,
그 기운을 이어 솟은 서봉산과
아래로 돌담저수지가 자리 잡았다.

오늘의 길은
발안천의 물길을 따라가는 여정.
이 산을 근원으로
기천저수지에서 돌담저수지로,
발안 시가지를 지나
상신뜰을 가로질러
마침내 남양호에 닿는다.

산에서 내려와
점심을 나누고 길을 잇는다.

둑방길 옆,
벚꽃나무 줄지어 선 도로를 따라
바람은 가볍고 길은 시원하다.
오른편으로 스치는 제암리의 기억,
시간을 지나
넓게 트인 남양호 입구에 이른다.

장안대교를 건너
호수를 끼고 돌아들면
왼편은 평택 고잔뜰,
오른편은 ‘남양황라’라 불리는
넉넉한 들판이 펼쳐진다.
산과 들에서 흘러든 물줄기들이
이곳에서 하나가 되어
바다 같은 품을 이룬다.

호숫가,
세월을 낚는 이들의 느린 손길과
따가운 햇살 아래
울긋불긋 양산들이 물결처럼 번진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바이크의 소리,
강변의 풍경에
한 줄의 리듬을 더한다.

산을 올라 좋고,
물을 만나 더욱 좋은 날.

그 하루가
발안천 물길처럼
잔잔히 흘러간다.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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