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449

  • 등록 2026.04.03 21: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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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궐 차린 동네–천변기행 26

꽃대궐 차린 동네–천변기행 26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고향의 봄> 노랫말처럼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다.

 

황구지천을 따라

송산교를 건너 왼편으로 접어들면

아파트 담장을 따라 늘어선 벚꽃들이

하얀 숨결로 길을 덮는다.

 

그 길은 어느새

발걸음마저 머뭇거리게 하는

봄의 궁궐이 된다.

 

입구에 노란 개나리가 먼저 웃고,

탐스럽게 부푼 목련 봉오리는

하얀 속살을 열 준비로 설렌다.

 

그 곁을 스치는 마음 또한

어지러워, 그만 환해진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흘러간 노래 한 줄이

꽃잎 사이로 다시 피어난다.

 

귀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듣는다.

 

때가 되면

제 모습으로 피어나는 꽃들처럼

우리의 마음도

제 철을 잊지 않는다.

 

산수유에서 매화로,

벚꽃에서 진달래로 이어지는 봄의 행렬—

 

해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자연의 약속 앞에

나 또한 한 떨기 꽃이 된다.

 

가슴 한켠이 저릿해지고

온몸의 세포가 조용히 흔들린다.

이 감정, 이 떨림—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 이 땅, 이 봄

꽃으로 숨 쉬는 이 계절 속에서

나는 잠시

나로서 피어 있는다.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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