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40>-용인 에버랜드

  • 등록 2025.09.16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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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나라

 

환상의 나라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와, 에버랜드! 진짜 환상의 나라인가요?

돈키: 글쎄, 이름을 보면 그렇다고 해야지. 뉴질랜드, 디즈니랜드, 드림랜드, 그린랜드… 땅과 꿈을 붙여 상상의 날개를 달아준 이름이잖아.

호새: 원래는 자연농원이었는데 지금은 에버랜드로 바뀌었네요.

돈키: 그래. 이름만 들어도 상상이 열리잖아. 용인에는 에버랜드뿐 아니라 백남준아트센터, 도립박물관, 민속촌, 국악당, 호암미술관, 이영미술관, 등잔박물관… 볼 곳이 참 많아.

호새: 둘러보니 느낌이 어떠세요?

돈키: 이름이 아무리 좋아도 공간과 어울려야 발길이 잦아. 큰 사업비를 들였는데도 찾는 이 없어 울상인 곳도 있지. 하지만 여기저기 다녀보니 미술사, 비디오 아트, 경기도의 정체성, 옛 생활 모습, 작가의 미술세계… 배울 게 많더라. 한 자리에서 귀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고마운 일이야.

호새: 아이들은 벌써 신이 났어요.

돈키: 아이들뿐 아니라 청년들도 즐겨 찾지. 테마별로 발길을 끄니까. 마치 백화점이 계절 따라 구색이 바뀌듯, 이곳도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는 셈이야. 자녀 교육이나 정서에도 도움이 되고, 창의적 공간은 호기심을 자극하지. 그러니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도 끌 수밖에. 역사문화가 바탕이 되고 계절별 축제가 이어주는 거야.

호새: 벚꽃, 튤립, 장미, 국화 축제마다 오면 제 마음도 꽃이 될까요?

돈키: 벌써 꽃철이 지난 거 아냐?

호새: 나이는 들어도 마음은 청춘이라잖아요.

돈키: 하하, 맞네. 와보니 뭐가 그렇게 좋아?

호새: 그냥 좋아요. 나오니 좋고, 같이 와서 좋고, 이것저것 둘러보니 좋고, 듣고 배우니 또 좋죠.

돈키: ‘그냥 좋다’라… 그 말 속에 네 경험이 녹아 있구나. 설명 안 해도 다 공감되는 말이지.

호새: 그렇죠. 세상살이 괜히 끙끙거릴 필요 없어요. 그냥 사는 거죠.

돈키: 음, 그건 조금 달라. 치열한 삶 속에서 다듬어진 말이 바로 ‘그냥’이야. 헐렁한 게 아니고, 바라봄도 헤아림도 다 들어 있거든. ‘참말, 정말, 거짓말’은 구분이 있지만 ‘그냥’은 나아감도 물러섬도 없어 대화를 편하게 하지. 꽤 깊은 말이야.

호새: 얼추 둘러봤으니 이제 좀 쉬어가죠.

돈키: 다리품 꽤 팔았네. 저쪽에서 쉴까?

호새: 좋죠?

돈키: 그래, 나도 그냥 좋아. 올 때마다 오감이 흔들리니 말 그대로 ‘에버랜드’야. 휘익―

호새: 벌써 수원·신갈 IC네요.

돈키: 용인은 화성, 수원, 의왕, 성남, 광주, 이천, 안성, 평택, 무려 여덟 개 시군과 맞닿은 큰 도시야. 몽고 장수 살리타이를 물리친 김윤후 장군의 처인성 전투, ‘효’ 정신을 일깨우는 ‘생거진천 사도용인’, 수원화성의 입지를 점지한 실학자 유형원… 이야깃거리가 많지. 삼성 반도체 공장도 세계 시장에서 얼굴을 내미는 자랑이고.

호새: 오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려볼까요?

돈키: 올려도 좋지. 바람이 세차야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법이니까.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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