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28>–임진각

  • 등록 2025.08.31 14: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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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리 철가시울


600리 철가시울

돈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궁노루 산울림…
호새: 뭘 읊조리세요?
돈키: 응, 비목이란 노래야. 부를 때마다 한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릿해. 태극기가 저리 펄럭이는 게 바람 때문만은 아니야. 저곳에 산화한 수많은 청춘, 그들을 가슴에 묻은 가족의 한 맺힌 눈물이 흐르거든. 휴전협상 중에도 한 치 땅이라도 더 찾으려 치열했지. 피의 능선이나 백마고지 전투는 격전의 아픔을 생생히 전하고 있어.
호새: 저기가 DMZ군요.
돈키: 그래,155마일 한반도를 가로지른 허리벨트지. 노산 이은상 시인은 저 피어린 600리를 순례하며 가슴 저민 분단의 아픔과, 피워야 할 나라사랑을 노래했어.
호새: 한 서린 곳이네요.
돈키: 그래. 8·18 판문점 도끼 만행이나 남침 땅굴, GP 총격 같은 휴전 협정 위반 사건들이 요즘까지 꽤 있었지. 언젠가는 풀어야 할 과제야.
호새: 앞으로 어찌 될까요?
돈키: 글쎄, 누가 알겠니. 최근 남북 합의로 일부 GP를 철거하고 도로를 연결했다네. 지도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 한때 주목받던 소떼 방북도 전설이 되었고, 이산가족 상봉·개성공단·금강산 관광도 빛바랜 일이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바람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지. 좋은 방법이 없을까?
호새: 혹시 <워 호스(War Horse)> 영화 보셨어요? 동해에서 서해까지 그 넓은 공간에 말 테마파크를 만드는 거예요. 사람 발길 닿지 않은 곳이니 희귀 동식물 생태공원으로 가꾸고, 유엔이 위탁 관리하는 거죠. 그리고 한반도에서 패거리 두목을 하려는 야심가들이 모여 나무기둥 세워놓고 허리힘 제대로 쓰는지 살펴봐야죠. 말먹거리 홍당무도 많이 심고요.
돈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지구촌의 요지야. 동서 정신문명이 교차하고, 대륙과 해양 문명이 맞닿고, 열대기후와 한대기후가 만나는 곳. 특히 이념의 경계를 이룬 자리야. 이땅의 역사와 정신문화를 공유하니 할 일도 많지. 생각이 다른 게 문제일 뿐.
호새: 남북이 동행은 안 될까요?
돈키: 오월동주 들어봤어? 동행은 같은 뜻으로 움직이는 거야. 100년 전이나 100년 후, 우주에서 내려다봐도 한반도는 귀한 곳이지. 그런데도 아옹다옹하니 특이하다 싶어. 한 세대 더 흘러야 두 물이 자연스레 한몸 될 거야. 그동안 힘을 길렀으니 더 길러야지. 뜻과 정만으로는 부족해, 힘이 있어야 세상을 창조하거든. 힘은 허리에서 나오니 이곳의 변화가 새 시대를 여는 거야. 한반도가 어둠에서 밝음으로 깨어나는 아침터이니, 큰 한마당을 펼쳐낼 거야. 한강의 기적이 바로 한반도의 용트림이거든.
호새: 또 한 번 용트림할 수 있을까요?
돈키: 든든한 백두대간 허리벨트를 단단히 매었으니, 해란강 말 달리던 선구자는 대륙으로 내닫고, 한산도 해전의 학익진은 대양을 향해 나래를 펼칠 거야.
호새: 그런데 주인님, 군대는 갔다 오셨어요?
돈키: 전방에서 3년 3개월! 맹호부대 출신이야. 왜?
호새: 주인님, 배고파서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겠어요.
돈키: 공동경비구역 JSA, 도라전망대, 제3땅굴, , … 둘러볼 곳이 많은데 어쩌지?
호새: 누구 닮아가요? 태양광에 콩 튀겨요? ‘난고’ 선생처럼 시 한 수 남겨봐요.
돈키: 600리 철가시울 긴 세월 둘렀잖니. 이제 허리 아픈 세상에 나지막한 꽃벨트가 어떨까 싶구나.
호새: 비상 대책은 있어야겠죠.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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