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397

  • 등록 2025.08.11 1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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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과 관심

 

관점과 관심
시인 / 영화감독 우호태

관점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창이고, 관심은 그 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이다. 어떤 풍경을 보느냐, 무엇을 담아내느냐는 그 사람의 시각과 마음의 방향에 달려 있다.

며칠 전, 자녀 교육 특강을 맡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핵심 내용은 “부모가 아이를 알지 못하면 소통은 어렵다”는 강의란다.
왜 어려운가 묻자, 그분은 잠시 웃으며 말했다.
“부모가 전하려는 말에 아이가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래를 물으면, 꿈이 없다고 고개를 젓는 아이들. 이 낯설지 않은 풍경은 오래전부터 주변에 흘러 다녔다.

네 살에 둘러멘 작은 가방이, 여든이 되어도 내려놓지 못하는 인생의 무게가 될 줄, 그 누가 알았으랴.
그 책임은 제도일까, 아니면 타오르는 교육열일까.
수없이 논쟁하지만, 선뜻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진국의 제도를 연구하고, 사회적 병폐를 살피며, 더 나은 길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삶이란, 제때 제모습을 피워내는 일이다.
어린 시절, 오감으로 세상을 맞이하며 피어오른 호기심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말과 글이 되어 행동을 낳는다.
부모와 스승의 몫은 그 호기심에 불씨를 지펴
아이가 꿈길로 걸어가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맹모삼천지교”가 전하는 뜻도 결국 여기에 있다.

현실은 여전히 비교의 무대 위에 아이들을 세운다.
더 잘해야, 더 앞서야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믿음. 그래서 네 살의 가방이 여든까지도 어깨에 남는다.
진정한 소통은 부모의 관점이 아이의 관심을 맞이할 때 가능하다. 이른바 눈높이 대화다. 나의 관점만을 강요하면 그것은 주입이 되고, 설득이 된다.
그러나 인간은,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능력을 지닌 존재다. 우주에 단 하나뿐인 신비로운 생명체이기에.

교육의 시작은 나 자신에서 출발한다. 나아감은 곧 반성을 품는다. 책장 속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여섯 글자, 그 깊이와 넓이를 세월 속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

오늘도 흐르는 하늘 아래, 어린 날 돌우물 위로 드리운 흰 구름이 문득 스친다. 그때의 시선과 지금의 관점이 한 줄기 빛처럼 서로를 알아본다.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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