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랩은 최근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다 부도를 내고 전국을 방황하며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어느덧 70대에 들어선 노객 ‘진목’의 에세이집 "인생은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다"를 펴냈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이 쓴 ‘승자의 기록’이 아니라 오류와 실패 투성이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 쓴 ‘패자의 기록’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70년 인생을 망라하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되는 과거사 역시 솔직히 고백하고 있어 사실상 자서전의 형식을 빈 참회록을 쓴 셈이다. 그가 지난날을 일체 미화하지 않고 참회하는 글을 쓴 것은 과거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해야 미래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로 자신의 업적을 나열하고 잘한 일만을 부각시키는 에세이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이 책은 저자 개인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시선을 확장한다. 저자는 1장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2장에서 자기 주변에 대한 이야기, 3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책에서 꽤 많은 부분을 자기 주변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한다. 그 과정에서 성당에서 만난 이들의 미담, 역사와 정치에 대한 소신 등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견해를 종합적으로 드러낸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잘못한 것에 대한 철저한 참회다. 저자는 이 책에 운영하던 회사를 부도내고 고물상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시절의 이야기, 교통사고를 당하여 죽을 고비를 넘긴 인생역정 등 여느 자서전에서 보기 힘든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앞으로는 잘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독자들 역시 이 책을 통해 같은 희망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모든 것을 다 잃고 병상에서 울부짖다가 희망을 찾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나의 인생이 다른 사람에게 반면교사의 지혜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