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2 (금)

경제

위성곤의 제주대전환 ②...제주, 수소경제의 메카 꿈꾼다

-“바람의 섬에서 수소의 섬으로”, 제주도의 그린(Green) 수소 실험, ‘수소도시 제주’ 가능할까?
-“순환(Recycling) 수소”는 새로운 성장 발판이자 블루오션
-수소 모빌리티(Mobility) 상용화를 넘어 수소 산업의 메카로

 

[ 포에버뉴스 김경순 기자 ]

“위성곤은 ‘수도 도시 제주’를 꿈꾼다.”

 

▲“출력 제어”의 섬 제주는 수소를 선택했다.

제주도가 거대한 실험에 들어갔다. ‘그린 수소 도시’다. 이미 신재생에너지는 차고 넘친다. 풍력과 태양광으로 남아도는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이를 버스와 청소차, 발전과 산업 연료로 활용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는 이미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재생에너지가 확대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국 1,2위 전라남도, 전라북도 등에 못 미치지만 전체 전력소비대비 재생에너지 비율은 약 20%로 단연 1위다. 전국 평균 약 8~9%의 2배가 넘고 전북(15~17%), 전남(13~15%)보다 높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 전력망이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강제로 멈추는 ‘출력제어’가 반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도는 이 문제를 단순한 전력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환의 기회로 해석했다. 남는 전기를 버리지 않고 수소로 저장하는 구조, 즉 ‘전기를 저장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수소경제를 선택한 것이다.

 

이 흐름은 위성곤후보의 ‘제주 대전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 중심 경제 구조만으로는 제주 경제의 한계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재생에너지와 분산전력, 수소와 기후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제주 수소경제는 아직 산업화 단계라기보다 ‘국가 실증 프로젝트’에 가깝다. 그럼에도 한국 수소경제의 미래와 한계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시험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 그린수소 상업 생산… 제주 수소 인프라의 현주소

현재 제주 수소경제의 중심에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3.3MW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시설이 있다. 이 시설은 풍력발전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제주도는 기존 하루 600kg 수준이던 생산능력을 900kg까지 확대했으며, 향후 10.9MW 실증사업과 RE100 수소 시범단지, 5MW PEM 수전해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가 국내 최고 수준의 상업형 그린수소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사실상 ‘대한민국 수소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현대자동차의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새만금 수소도시 프로젝트 등 다양한 구상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수소경제 구상은 제주가 가장 앞선다.

 

 

수소 충전 인프라도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함덕 그린수소충전소는 시간당 100kg 수준의 충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 즉 버스 4대 또는 승용차 20대 수준의 충전능력을 갖췄고, 판매가격은 kg당 1만 5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동형 수소충전소도 도두동 일대에서 운영을 시작했으며, 실제 충전능력은 하루 50kg, 승용차 약 25대분이다. 수소버스와 승용차 충전도 가능하다.

 

제주도에 등록된 수소차는 아직 1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2026년 1월, 기준 제주 등록 수소차는 총 92대. 이 중 수소버스 22대, 청소차 1대, 승용차 69대다. 2026년 목표 달성 시 170여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수소버스와 청소차 중심의 공공부문 실증이 대부분이다. 민간 승용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국내 수소경제 역시 여전히 실증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승용 수소차 시장은 사실상 현대차 넥쏘 단일 모델에 의존해왔다. 2025년 신형 넥쏘가 나왔지만, 2025년 말 기준 국내 수소전기차 등록은 약 4만 4655대, 충전소 구축은 461기 수준이다. 숫자는 늘었지만 전기차 인프라와 비교하면 생활 인프라라기보다 아직 “특정 거점형 인프라”에 가깝다.

 

SK의 수소충전소 확대가 더딘 이유 역시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SK는 2021년, 2025년까지 전국 수소충전소 약 100곳, 액화수소·블루수소 대규모 공급망을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액화수소충전소가 2025년 10월 기준 직영 20곳에 불과하다.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는 연 3만 톤급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수요처가 수소버스와 넥쏘 중심이라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한국 수소경제의 본게임은 승용차가 아니라 상용차·발전·산업용 수소라고 할 수 있다. 정부도 2026년에 수소버스 1800대, 승용 6000대 등 총 7,820대 보급에 국비 5762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승용차 대중화보다 버스·트럭·청소차 같은 고정 노선·대량 충전 수요를 먼저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수소차가 전기차가 장거리 운송에 보다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AI·로봇·수소에너지 복합 거점을 만들고, 인근 수전해 플랜트에서 생산한 수소를 도시 안에서 쓰는 지산지소형 AI 수소시티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7년 데이터센터·태양광, 2029년 1차 수전해 플랜트 완공이 목표다.

 

한국 수소경제는 과장된 승용차 중심의 기대가 꺾이고 산업·상용·도시 실증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제주 수소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차량 보급이 아니다. 핵심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수소로 해결할 수 있는가”에 있다.

 

즉 제주 수소경제의 본질은 친환경차 정책이 아니라 ‘전력망 혁신’에 더 가깝다.

 

그렇지만 제주대전환을 위해선 산업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린수소는 향후 기후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유망 산업분야이지만 사업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선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레이수소의 생산단가는 2000~3000원에 불과하다. 블루수소도 약 5000~7000원 정도다. 그럼에도 현재 사용되는 수소는 90%이상이 그레이수소다. 블루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포집장치[1]가 필요한데 시설투자가 큰데다 기술적으로 불안정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여전히 전기차가 유리하다. 전기차는 현재 완속 충전과 급속 충전의 가격차가 있지만 1km당 약 35~70원 수준이다. 반면 수소차의 경우 약 90~110원이 든다. 가장 저렴한 비용은 전기차는 30원/km도 가능하다. 최소 2배 이상 차이난다. 수소차는 내연기관 승용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높지 않다. 연비가 좋은 내연기관차는 수소차와 비슷하다.

 

수소차의 강점은 대용량으로 장거리가 가능하고 출력이 높고 충전이 빠르다고는 것이다.

 

▲"순환 수소"는 게임 체인저. 상용화,산업화의 교두보

여기서 순환 수소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순환 수소는 화석연료 기반이라는 점에서 그레이 수소와 같지만 소재가 폐기물이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폐타이어 등 통상 5000Kcal이상의 열량을 가진 폐기물이 사용된다. 따라서 그레이수소와 달리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제한적이다.

 

가장 중요한 생산단가도 2000원 미만이다.

 

설비투자 역시 기존의 그레이수소 생산시설이나 그린 수소 생산시설 보다 낮다.

 

상업용 스케일업에도 매우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순환수소에 대한 지원을 늘려 수소경제가 실증단계에서 산업화단계로 이전하는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제주도의 경우 대형 상용차보다 승용차 비중이 높다. 인구는 적지만 렌터카 사용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수소경제는 모빌리티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철강, 화학 등 주요 중공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폐기물 에너지화(WTE. Waste to Energy)의 첨병이 될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에너지대전환은 통해 미래환경도시, 수소경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순환수소의 상용화는 대전환의 키(Key)가 아닐 수 없다.

 

▲“그레이(Grey)에서 그린(Green)으로”… 한국 수소경제의 현실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여전히 ‘그레이 수소’[2]다. 이는 LNG나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 1톤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약 10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정부와 산업계는 최근 탄소를 포집·저장(CCU)하는 ‘블루수소’를 과도기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국내 수소 소비 구조를 보면 그레이수소 비중이 여전히 90% 이상이다. 블루수소는 아직 실증과 초기 상업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제주 모델은 국내 수소경제 안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중앙정부가 LNG 기반 블루수소 중심의 현실적 전환 전략을 택하고 있는 반면, 제주는 풍력과 태양광 기반 ‘그린수소 직행 모델’을 실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는 출력제어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남는 전력을 수소 형태로 저장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결국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재생에너지 과잉 시대”에 진입한 지역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소경제 실험을 가장 먼저 수행하는 곳이 됐다. 신재생에너지가 제주도의 중요한 성장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재생에너지가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선순환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확연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순환 수소”의 징검다리 효과 역시 큰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스타트업도 몰려들었다… 제주가 ‘기후테크 실험섬’이 된 이유

제주 수소경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스타트업과 기후테크 기업들의 참여다.

 

제주는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수전해,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이동형 충전소, AI 기반 전력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실증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규모 석유화학 기반 수소산업을 추진하는 울산이나 충남과 달리, 제주는 분산형 에너지 플랫폼과 기후테크 실험 중심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수전해 기업들이 제주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국산 장비 검증과 기술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 이동형 충전소와 에너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제주 그린수로 포럼이나 특구 사업에는 다양한 기관과 대기업,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것도 돋보인다.

 

제주에너지공사, 제주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과 대학, 벤처,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를 단순한 수소도시가 아니라 “국내 최초의 기후테크 테스트베드”로 평가하기도 한다. 수소경제 클러스터를 통해 다양한 기후테크, 에너지소프트웨어, 분산전력 플랫폼, RE100 솔루션 등 기후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구축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공공예산 의존도가 높고 민간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산업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과제는 산업화를 통해 제주 산업 구조 개편에 이르러야 한다는 점이다. 산업화는 간단하다. 비용 효율성을 구축, 많은 돈이 벌리는 산업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 “산업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제주 수소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결국 경제성이다.

 

현재 제주 그린수소 충전가격은 kg당 1만 3000~1만 5000원 수준이다. 이는 공공 실증과 보조금 구조가 반영된 가격이다. 민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단가와 저장·압축·운송 비용을 더욱 낮춰야 한다.

 

특히 수소경제는 생산보다도 ‘수요’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지금 제주에서 실제 수소를 소비하는 분야는 버스와 청소차 등 공공부문 중심이다. 산업용 수요와 민간 차량 시장은 아직 매우 제한적이다.

 

충전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다. 일반 도민이 휘발유 차량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여기에 안전 문제와 주민 수용성도 중요한 변수다. 수소 생산시설과 충전소는 고압가스 시설이기 때문에 안전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다.

 

결국 제주 수소경제의 성패는 단순히 수소 생산량이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수요 산업과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성곤의 ‘제주 대전환’,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위성곤후보가 강조하는 제주 대전환 전략의 핵심은 결국 “관광 의존 경제를 넘어 에너지와 기후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있다.

 

현재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하위권 수준이다. 관광산업 비중이 절대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장기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수소경제와 재생에너지, 분산전력, 기후테크 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시도는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산업 구조 개편’에 가깝다.

 

다만 현실은 아직 녹록지 않다. 수소경제는 막대한 초기 투자와 긴 회수 기간이 필요하다. 민간 투자 활성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 없이는 공공 실증 단계에 머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제주가 갖는 상징성은 분명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재생에너지 과잉 문제를 경험한 지역, 가장 먼저 출력제어 시대에 진입한 지역, 그리고 가장 먼저 그린수소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실험하는 지역이 바로 제주다.

 

제주 수소경제는 아직 완성된 산업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제주가 지금 한국 에너지 전환의 가장 앞선 현장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다.

 

▲참고

[1] 탄소포집장치(CCU)는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기후기술이다. 탄소포집은 공기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기술과 생산현장에서 포집하는 기술로 나뉘는데 현재 가장 선진적인 설비조차 톤당 200달러가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수소는 크게 그레이(Grey) 수소, 블루(Blue) 수소, 그린(Green) 수소로 나뉘며 그린 수소는 원자력을 통해 생성된 핑크(Pink) 수소, 퍼플(Purple) 수소 등 칼라를 빗대 10여가지 수소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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