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에버뉴스 김경순 기자 ] “12월 유럽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어떤 음식을 먹을까.” 그 답이 6~7일 성북구청 앞마당 바람마당에서 열린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15개국이 참여하며 명실상부 성북구 대표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마켓에는 그리스·독일·리투아니아·불가리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이탈리아·조지아·체코·크로아티아·폴란드·프랑스·핀란드·헝가리 등 15개국이 부스를 운영했다. 성북구는 매년 성북천 분수마루에서 마켓을 열어왔으나 방문객 증가로 공간이 협소해지면서 올해 처음으로 장소를 구청 앞마당으로 옮겼다.
첫 장소 변경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수는 지난해보다 더 늘었고, 넓어진 공간을 찾은 시민들은 한층 편안한 환경에서 미리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은 2010년 8개 부스로 시작한 소규모 행사였다. 성북동 일대에는 40여 개의 대사관 및 대사관저가 밀집해 있고, 성북글로벌빌리지센터를 중심으로 외국인 커뮤니티가 활발하다. 이런 지역적 기반 위에서 참여 대사관의 규모와 행사 인기는 매년 꾸준히 확대돼 왔다.
올해도 관람객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다수의 부스가 ‘솔드아웃’을 기록하며, ‘2025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은 역대급 성황 속에 마무리됐다.
행사의 중심은 단연 유럽 각국의 크리스마스 음식이다. 현장에서는 ▲독일 글뤼바인·커리부어스트 ▲헝가리 랑고쉬 ▲프랑스 바게트 ▲체코 꿀케이크 ▲폴란드 비고스 ▲조지아 오자후리 ▲불가리아 미트볼 스테이크 등 다양한 전통 메뉴가 판매됐다. 관람객들은 “유럽의 12월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축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스 판매자들은 각국 대사관의 추천을 받은 참가자들로, 본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전 기간 내내 음식을 직접 조리하며 관객을 맞았다.
바람마당 중앙 무대에서는 공식행사와 함께 유럽 감성 공연이 이어졌다. 외국인 밴드의 크리스마스 캐럴, 요들송, 체코 전통춤, 성악 공연, 스코틀랜드 백파이프 연주 등이 펼쳐지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공연마다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앵콜 요청이 이어지는 장면도 연출됐다.
공식행사에는 12개국 대사 및 외교관이 참석해 관객과 직접 소통했다. 마켓 참여국뿐 아니라 성북동에 관저를 둔 국가의 대사들도 참여하며 성북구와 각국 간 문화교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행사 기간 동안 성북구청 앞마당은 성북 특유의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가득 찼다. 크리스마스 음악에 맞춰 춤추는 시민,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외국인들, 산책 중 들렀다가 특산품을 둘러보는 어르신, 산타를 보고 울음을 터뜨린 아이들, 먹거리 부스 앞에서 긴 줄을 서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20대들까지 남녀노소·국적 불문 모두가 섞여 축제를 즐기는 ‘소통의 장’이 펼쳐졌다.
성북구에 50년 이상 거주한 토박이인 한국브리지협회 김혜영 회장은 현장을 찾아 브리지 종목을 소개하고 선물을 나누는 이벤트를 진행해 분위기를 더욱 돋웠다.
마켓 판매 수익금 일부는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해 기부된다.
성북구 관계자는“누군가에게는 유럽을 체험하는 특별한 하루가, 또 누군가에게는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며 “축제를 통해 공동체 의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성북구가 세계와 연결된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교류 행사와 다문화가정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