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63>– 천안 독립기념관

  • 등록 2025.10.13 23: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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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돈키: 오늘은 “대한독립만세”의 의미를 찾아 천안 독립기념관에 가보자.
호새: ‘대한’, ‘독립’, ‘만세’… 세 낱말이 이곳에 참 잘 어울려요.

돈키: 글자는 단순한 낱말이지만, 장소에 따라 울림이 달라지지.
‘대한’은 큰 나라를 뜻하고, ‘독립’은 스스로 선다는 의미야.
그 ‘독립’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월을 설움 속에 지내며, 얼마나 많은 의인들이 목숨을 바쳤겠니.

호새: ‘만세’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올려 외치는 소리잖아요?
돈키: 그래. 생명 탄생의 고고성보다, 천둥소리보다도 큰 외침이지. 3.1운동의 “대한독립만세”는 억눌린 민족의 응어리가 터져 나온 함성이었어. 그 외침에는 홍구공원의 폭탄소리, 하얼빈의 총성, 청산리 김좌진 장군, 봉오동 홍범도 장군의 호령이 함께 울려 있었지.

호새: 그야말로 ‘대한의 심장소리’네요.
돈키: 맞아. 그 ‘독립’이란 두 글자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지사들이 풍찬노숙하며 만주, 상해, 연해주, 하와이, 중경까지 떠돌았지. 그건 마치 ‘엄마 찾아 삼만리’의 마르코처럼,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야.

호새: 이곳은 그분들의 혼을 기리는 자리군요.
돈키: 그렇지. 하늘의 쉼터, ‘천안’이란 이름도 의미 깊어. 가슴에 손을 얹고 단정히 서보렴.

호새: 매년 3.1절엔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 재현을 하잖아요.
돈키: 그뿐이겠니? 전국 곳곳에서 선열을 기리며 행사가 이어져. 내 고향 화성 제암리에도 큰 기념행사가 열리고, 이곳엔 ‘유관순 마라톤대회’도 있단다. 이런 행사를 통해 지성인의 사명과 청년의 용기를 다시 배우는 거야.

호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네요.

돈키: 그래도 잊지 말아야지.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돌아봐야 해. 고조선에서 대한제국까지 이어진 역사 속에서 왜 나라가 무너졌는가, 그 상처를 치유하려면 어떤 마음이 필요한가를 말이지.

호새: 결국, 타짜들—그 시대 지도자들의 부패와 분열이 원인이 있겠죠.
돈키: 그래. 큰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있어야 백성이 평안한 법이지.

호새: 그런데 타짜들은 그때 뭐했대요?
돈키: 주변 봉분을 봐. 비석엔 ‘학생부군신위’라고 적혀 있지만, 그중엔 신분 높은 이들도 많았을 거야.
진짜 인물은 비석이 아니라, 백성의 입으로 전해지는 법이지.

호새: 그렇다면 독립기념관은 타짜들의 반성의 자리이자, 예비 타짜들의 다짐의 자리네요.
돈키: 그렇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섬기는 자들이 모여야 할 곳이지.
호새: 그런데 요즘은 다짐을 자꾸 깜빡하나 봐요?
돈키: (웃으며) 그러게. 다짐은 새해에만 하면 되는 게 아니지.

호새: 주인님, 천안에 왔으니 능수버들 그늘 아래서 호두과자 하나 어때요? 어느 목사님이 그러더군요.
할머니들이 “흥, 흥” 하며 손주 코 풀게 했던 그 소리 덕에 우리나라가 그리 빨리 발전했다고요.
돈키: 하하, 그래서 천안삼거리의 ‘흥’인가 보지.

호새: 능수버들 낭창낭창 흔들리듯, 호두과자도 살살 녹네요. ‘낭창낭창 살살 녹으며 살라’는 뜻인가요?
돈키: (미소 지으며) 그래, 그렇게 살아보자꾸나.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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