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편 <한반도소나타25>-자유로

  • 등록 2025.08.27 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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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달려 봐


마음대로 달려 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돈키님, 도로명이 ‘자유로’라니, 마음대로 달리라는 뜻인가요.
돈키: 글쎄, 허나 속도 제한이 있지 않겠니? 이 길은 자유를 상징하는 길이야.

호새: 그런데 왜 하필 ‘자유로’라고 부르죠?
돈키: ‘자유’라는 말 속에는 큰 세상이 담겨 있단다. 힘없는 민족들이 피 흘리며 얻어낸 소중한 가치지.《빠삐용이나《안네의 일기를 읽으면 가슴이 먹먹해지잖아. 봄날 풀밭 위에 나비가 팔랑이고, 파란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모습. 그것이 제 모습일 때 빛이 나는 거야. 그런 자유를 빼앗는다면, 세상은 숨이 막혀 메말라 버리지 않겠니?

호새: 그럼, 안네는 마치 상자속에 나비 같네요.
돈키: 그래. ‘자유’라는 말, 알아듣기 쉽지 않아, 행동으로 지키기는 더욱 어렵고.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 되면 일과표를 벽에 붙여 놓곤 했어. 공부시간, 자유시간… 그리 나누었지만 결국 온종일 뛰놀았지. 그러니 생명체가 제때 제모습을 피워내는 게 자유가 아닐까 해.

호새: 듣고 보니, 프랑스 사람들은 그런 자유를 위해 왕의 목까지 날렸다고 하더군요.
돈키: 그랬지.아메리카에서도 패트릭 헨리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외치며 식민지의 멍에를 거부했어.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소녀’는 자유를 위해 목숨을 잃었다잖아…

돈키: 우리도 6·25 전쟁까지 치루며 지켜야했지. 호새: 아직도 탈북민이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철조망을 넘거나 쪽배를 타고 오잖아요.
돈키: 맞아. 그래서 이 길을 ‘자유로’라 부르는 거야.

길손: 어이, 너희가 도로를 전세냈냐? 비 오는 날 집에나 있지, 괜히 나와들 기어 다니고 그래.
호새: 전세는 커녕, 월세 사는데요. 왜, 어디 아파요?
돈키: 호새야, 쓸데없는 말대꾸 하지마라. 요즘은 정신의 성장판이 닫혀 변종이 많은 세상이야. 자유라는 게 각자의 몫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제 주장만 하다 보니 소음이 가득하잖니.

돈키: 역사를 돌아보면 자유를 위해 애쓴 분들이 많단다. 10세기 고려시대 광종의 개혁정책, 19세기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 20세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외침, 여성 인권 운동가들의 발걸음들…. 이 모두 고귀한 자유란 가치를 깨운 실천이거든. 누구나 제 모습대로 살아야 할 권리가 있지 않겠니?

호새: 그렇네요. 자유, 결코 공짜가 아니군요.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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