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79(6월 9일)

  • 등록 2025.06.09 22:59:34
크게보기

경계에 서서

 

경계에 서서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옳고 그른 경위가 분간되는 한계이거나 땅을 구분 짓는 끝자리”를 일컫는 말로서 적확한 표현의 늘림 말 없이도 서로 알아 듣는 말일게다.

 

휴일에 충청지방으로 기대가 부푼 외출이다. 경기도 회색빛 공간을 벗어나 짙푸른 연녹색이 뒤덮은 산야를 흘기며 세월아 네월아 지방도에 달려나가니 달포만에 두 눈과 두 귀의 호사겠다. 자동차, 신호등, 난간, 전봇대, 간판, 전선줄,담벼락, … 무질서한 모습들이 눈길을 훌치던 도심 거리와는 사뭇 다른 대자연의 선물이다. 한입 베어낸 솜사탕 같은 흰구름 모양새는 이따금 저멀리에 날아가는 새들과 어울린 멋진 배경인지라 사사삭 <구름 타고 나는 새>의 크로키 스케치다.

 

충주를 오가느라 경유하는 용인, 수원, 동탄지역내의 숨막히는 건축물 모양새와 달리 무심히 눈길을 조용히 끌어간다. 충주호에서 흘러내린 잔잔하게 누워 흐르는 물줄기인 용탄과 새바지의 둑방길에의 여유다. 동량면 조동리에서 선사시대의 고인돌을 마주하니 먹고사느라 아둥바둥한 몸짓이 수천년의 시.공간속에 한점에 불과하니... 찰나에 천년을 오고가니 경계에 선 깨달음(?)인가?

 

수원 구도심을 지나 광교로 향한 터널을 이따금 지나니 서울 도심에 비견할 건축물 외관이 눈에 띈다. 사극에 등장하는 성밖과 성안을 경계짓는 모양새 같다. 마치 퀘퀘한 어두컴컴한 달동네 구석방에서 날밤 새우고 일어서 기지개 켜며 활짝 열어젖힌 들창으로 바라본 세상이랄까? 들창과 터널이 경계를 짓나? 한마장 건너뛰니 애뜻한 상여소리가 기억난다. “저승길이 멀다드니 오호 넘차 오호 대문밖이 저승일세”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대문이로세.

 

내면의 차오름이 경계를 지을게다. 차오름에 받침은 치열한 정성이려니 우리네 익히 들은 바 있겠다.두 손 모은 할미의 백일간 지극 정성이 손주녀석 사내 대장부 길을 깨우지 않던가? 외출을 마치고 현관에 발을 들여 마주한 찻잔, 그 얼마나 자신을 위해 젊은 날 울었는지 내게 물은 날이다.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Copyright @2020 포에버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432, 2층 202호(평동)| 대표전화 : 010-2023-167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순 등록번호 : 경기, 아 52599 | 등록일 : 2020.07.09 | 발행인 : 김경순 | 편집인 : 홍순권 포에버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20 포에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revernews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