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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61(12월 27일)

-홍난파 가곡제(2일차 감상2)

 

<사랑>에 이은 <동무생각>(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이 지난 세월의 언덕에 오른다.

 

어릴적 폴짝대던 또래들이 어깨동무다. "어깨동무 내 동무 봄보리 밭에 앉았다". "어디까지 왔나 대문앞까지 왔다"며 동네 돌우물에 허리굽어 얼굴들여 까르르 웃음꽃 피우던 동무들이다. 백합같이 순결하던 내고향 '청라' 뜰에 애상이려. 양복저고리 어깨에 걸쳐메고 나이들어 폼나게 '청라언덕'에 올라보니…

 

<금강에 살으리랏다>(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 그 품새 당당하다. 한 해 두 해 지나가니 "모두 다 어디갔나?" "운무 데리고" 두 다리로 꿋꿋하게 버텨서서 "홍진에 썩은 명리"에는 '탁신세이' 했을테다.

 

2022년 동짓달 스무이레. 아하, 내마음 속에 <달밤>(김태오 작사, 나운영 작곡)이여! 종소리 울리는 고향뜰의 선녀탕이니 고운 선녀님이 오실까나? 흰눈이라도 펄펄 뿌려 주시겠지….

 

<꽃구름 속에>(박두진 작사, 이흥렬 작곡) 이내 몸에 꽃바람 불어와 "꽃향에 취해~ 나비처럼 쓰러지게 하려무나". 행여나 꿈일망정 그님은 자로 오시려나? 휘이 늘어진 버들가지에다 송사리 노니는 실개천, 포르릉 종달새 나는 보리밭에 남풍이여 불어라. 그곳이 갑돌이 갑순이 맘 졸이던 내고향 <남촌>(김동환 작사, 김규환 작곡)이 아니더냐?

 

"온몸을 태워서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작사, 이안삼 작곡) 닿기만 하라"시니 그곳이 어디면 어떠하리. "산꿩이 알품고 뻐꾸기 제철에 우는" 내맘이 자라난 내 <고향>(정지용작사, 채동선 작곡) 사랑이라면 좋으려만...

 

그리워 정말 그리워라.

 

<꽃별>(정원 이경숙 작사, 임채일 작곡)이 그리워라. 때 아닌 밤에 내누이 부르는 동네 형아의 느끼하던 창가에 뻐꾸기 울음소리 이즘에도 들으려나? 총총걸음 하던 그 아이가 자라나 <보리밭>(박화목 작사, 윤용하 작곡) 사잇길 걷노라니 "빈 하늘만 눈에 차"드란다. 불타는 저녁 노을에 긴 한숨을 지었으리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큰 말씀에 갈 봄 여름 쉼없이 꽃 피고 새가 울테다. 앞산 마루에 피는 <산유화>(김소월 작사, 김성태 작곡)를 벗삼은 긴세월 동안 우리네 구불구불 인생길이 참 곱기만 하다.

 

보고파라! "어릴 때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가고파>(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라! "내마음 색동옷 입고 푸른 물결 일렁이는 내고향" 뜰에 내꿈도 힘차게 날았으리. "자유.평등.평화.행복 가득찬 곳" <희망의 나라로>(현제명 작사 작곡)로 말이다. 그곳이 우리네 삶의 터전이 아니든가?

 

대양을 건너온 탓일까? 험한 파도에 지쳤을까? 애달퍼 붉게 피멍든 가슴이려. <봉선화>(김형준 작사, 홍난파 작곡)야 봉선화야" "울밑에선 봉선화야" 이승을 떠날 적에 내어미 너를 불러 울었단다. 내누이는 어여쁜 너를 물들여 환히 웃었단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밀 겨울밤이다. 슬픈 어둠을 헤쳐나와 봄날 봄길에 그대처럼 우아하게, 그대처럼 향기롭게 피어나리. 순결하여라. "오오 내사랑 <목련화>(조영식 작사, 김동진 작곡)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청아한 '한국가곡 100년의 노래' 1부가 막을 내린다. --(화성에 띄우는 편지16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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