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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60(12월 27일)

-홍난파 가곡제(2일차 감상1)

 

깊어가는 겨울 밤에 홀로선 맘이 창가 바람결에 스치운다. 기러기 울어 예는 그 곳을 향한 맘이려나? "고운 님 여의고 울어 밤길 예놓는 저 물"처럼 비통한 맘이려나? 찬바람 속 고요겠다.

 

 

글제의 주인공이 누구신가?

 

가곡제 준비위원장 정희준님의 말씀을 빌자면 난파 홍영후 선생은 "서양음악의 단군 할아버지요, 우리가곡의 조상이다" 하니 한국 음악사에 불멸의 자취를 남긴 분이겠다. 내고향 화성시 남양읍 활초리에 몸 나신 분이라 화성이 고향인 시민에게는

 

자긍심을 돋울 말이다. 더구나 필자는 스무두 해 전에 화성시 살림을 맡은 책무를 수행한 탓에 선생이 남긴 업적을 기리고자 '난파 기념사업'의 첫 삽을 뜬 인연을 맺은 까닭일까? 공직을 떠나서도 수년간 발품을 팔아 쓴 졸저 "화성소나타"와 "한반도소나타"에도 선생에 대한 사족을 그려대 가곡제에 설레이는 발길이다. '한국 가곡 100년의 노래'를 듣는다고 생각하니 몸실은 자동차보다 진즉 꽃대궐 차린 맘이 연주회 장소로 앞서 달려간다.

 

 

식전 연세대 학생회관 식당에서 우연한 만남이다. 가곡제 준비위원장 친구덕에 80대 중반 나이에도 음악연주회에 나들이시라는 어른신과의 짧은 대화다. 60대 중반인 필자에게 들려준 말씀이 의미롭다. 예순 넘어 '어 어' 하다보니 스무해가 후딱 지나갔다며, 이즘은 생명줄이 100살까지 늘어나는 시대이니 길게 '어~ 어~' 하라는 우스개 말씀에 '값진 시간'의 가치를 일깨우신다. 100년이 수식한 가곡제이니 성큼한 생각이다.

 

 

어찌 모르랴! 내 아버지 지게지고 내 어머니 둥구미 이고 넘던 고개 마루, 애기똥풀 지천이던 그곳에 회색 고층아파트가 솟았다. 소달구지 덜컹이던 떡점거리에는 KTX가 휘이익 한지도 오래다.

 

지난 반세기 훌떡했으니 아이들에게 호랑이 담배 피우는 시절이려나.

 

상경한 지역분들과의 인증샷 후에 무대를 정중앙에서 바라보는 J24 좌석에 앉았다. 무대를 어우르는 연두빛 조명과 베지색깔 조명이 연주단이 자리한 무대에 은은하다. 조용한 홀에 바순 연주자가 들어서고 지휘자의 손이 허공에 오른다.

 

 

"한국가곡 100년의 노래" 무대를 열렸다. 첫 "사랑(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 장동인 편곡)이 흐른다" 애절한 흐느낌인가. "탈라면 다 타시오 타다말진 부디마소" 아득히 저 먼 곳에서의 울음이려. 순하게 뉘인 '바순"의 소리결 따라 장내가 촉촉히 젖어간다. 음~!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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