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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58(12월 24일)

-메리-크리스마스

 

아침 일찍 구순에 이른 친정 부모님께 산타-딸과 산타-외손녀의 차림새로 아내와 딸은 집을 나섰다.

 

어제의 '영화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신 이목사님과 한장로님이 토요일 오후에 수원역에서 노숙자를 위한 나눔봉사의 말씀에 수원에로의 발길이다. 오전 11시 30분경 수원역에 꾸깃한 몸을 내리니, 줄지은 분들이 "정' 나눔터에서 수녀님을 비롯한 나눔협의체가 제공한 점심을 들고나와 썰매(자동차)에 싣고온 점퍼와 사과.백설기가 든 봉지를 받아들고 양지녁에 또 긴 대열을 짓는다.

 

오후 1시가 되자 교회 자원봉사자 젊은이들이 부르는 캐롤송이 울리고 다니엘 나눔센터에서 제공하는 다른 먹거리와 목도리가 나눔터의 찬바람에 훈기를 보탠다. 수년간 나눔봉사를 해오신 탓에 이목사님의 말씀이 잔잔하다. "제도권 생활의 이런저런 속박에서 벗어나 나름 자유를 즐기는 분들"이라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신앙만이 그런 분들의 영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추운 겨울을 버텨내라며 봉사활동을 하신단다.

 

도로 양지녁에 줄지은 분들을 보며 든 생각이다.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 명언, "소원이 있으면 말해보라"는 알렉산더에게, "햇빛가리니 비키라"던 일갈이 참 의미롭다.

 

서너시경 가제 '문풍지 울던 그 해 겨울' 단편소설의 대강을 선배 문우에게 들으려던 일을 미룬 채 시골 어머님께로 산타-아들로의 발길이다. 구순 어머니의 가녀린 손을 잡으니 어린날에 산타-부모님이 주신 오색 선물이 가슴에 주렁주렁해 콧등이 시큰하다.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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