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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42

-내가 살아보니

 

공자는 학문에 뜻을 둔 지학(15세)을 비롯해 이립(30세), 불혹(40세), 지천명(50세), 이순(60세) 그리고 종심(70세)으로 나이별로 별칭했단다.

 

칠십에 이르면 마음을 쫒으면 걸릴 것이 없으니 세상살이가 여법할테다. 제 삶에 가늠대로 세상길 나선 분들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겠다.

 

 

후배사랑이 극진한 칠순을 훌쩍하신 고교선배님 부부(서예가 박옥남 선생과 수필가 박태수 선생)의 서예전시와 북콘서트장 수원문화센터를 찾았다. 수원에서 문경으로 거소를 옮기신 까닭에 생각을 낳은 발길이다. 도잠의 "귀거래사"편의 "책부로이류게"를 읊으시려나? 또 다른 시편의 "유연견남산" 모양새를 선보일까?

 

입구에 마중하는 '오당' 서예가 선생의 서체와 인사하며 '무애' 수필가 선생의 글제인 '느림의 모놀로그와 새벽의 고요'에로 눈길이다.

 

 

15년전 쯤이겠다. 공군사관학교와 대학교에 합격한 두 녀석들과 함께 팔순에 이르신 지역에 어른을 찾아 뵈었다. 고교 수험생활의 빡빡함을 벗어나 나름 세상의 한길을 선택한 젊은이들에게 어른의 새해 덕담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내가 살아보니…" 그분은 말문을 열었다. 조부께서 들려준 말씀과 당신 체험의 말씀이라 시.공간의 길이와 넓이는 무량한 셈이다. 혈기 넘친 스무살 녀석들도 귀기울인 세상 마중물이었으리...

 

 

부부는 나이들며 닮아간단다. '오당'과 '무애', 호는 스스로 닮고 싶은 심상이다. 세상 텃밭에 한평생 분주하던 발걸음이 잦아드시나보다. 머리맡 북청물장수 발소리에 '새벽의 고요'가 찾아드니 걸림없는 무애(무가애고), 반야에 이른 심락이 계실테다. 언뜻언뜻 날선 칼날이 세상을 휘이익 베어내시는 모습에는 희수가 내일 모레이니 미수(88세) 백수(99세)도 끄떡 없으시겠다.

 

 

글은 나를 만들어 가는 좋은 방편이다. 보건, 여행, …등 두루 섭렵하신 사유의 글이 바다건너 기행에도 닿았단다. 희수에 이르는 수필가의 멋과 맛이 세상에 곧 선보이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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