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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14

- 내 동창 충만이

 

 

내 동창 충만이

시인 우호태

 

고교 동창생의 별호가 노가리다.

한류성 어종인 대구과에 딸린 물고기, 명태의 어린 시절 호칭도 노가리다. 동창 별호가 왜 그리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민첩한 행동과 컴퓨터 셈수 못지 않은 휘리릭 두뇌 회전은 옛적 유상(수원상인)과도 비견할테다.

 

띠리링, 이른 아침 폰이다. 필경 한자 잣대로 가늠하고 있을터라. "아이구 오늘 일정을 보고 안했네" 농담하니 "그려, 몸 상태는 어뗘?" 충청도 음이 밴 동창의 목소리가 폰을 간지르니 필경 바람불어 오늘 운수가 좋을테다. 열흘 전쯤 노가리 풀어 땅 부자 정남 재벌(?) 동창에게 맛난 소갈비를 얻어 먹은 탓에 오늘은 어떠려나? 지난 주말에 자식 장가를 들였으니 돼지갈비라도 쏴야 하나?

 

부친 가업을 이어 건물외벽 분칠 페인트 공사엔 달인이다. 그 세월이 서른 해를 넘기니 이제는 눈길로도 마음 바탕을 가늠하고, 때때로 훑어대는 말가락이 지구 반대편 문호의 글자락을 헤집어 대곤해, 아둥바둥한 필자의 글줄을 싹둑하거나 금테를 두르기도 한다.

 

하늘에서 흘린 눈물이 사람 머리맡에 스미지 않도록 방수에도 유명세 지닌 탓에 꽤나 바쁜 일상이다.

이따금 카톡에 올린 산줄기 타는 모습과 테니스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 서울 등지와 해외에서의 부인과 알콩달콩한 나들이 모습을 볼 때 마다 참 여섯마디 넘어서도록 부지런한 생활인이란 생각이다. 더구나 3남매를 두었으니 선견지명하다.

 

별호가 노가리 동창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왠지 명태를 곁들인다. 북태평양 동해, 오호츠크 해, 베링 해, 미국 북부 해안에 분포한 명태는 상태에 따라 생태, 동태, 코다리, 황태, 먹태, 북어라 부른다.

의례껏 모임에서 여기저기 노가리 풀어 분위기를 돋우는 노가리다. 고향 바다를 연모해 인생 바다에서도 꿋꿋하게 윈드서핑하니 사내답다. 다음 모임 입담에도 "어라 어허라 웃음꽃 필 우정 노가리 너대축이 죽어나겠네". 친구의 환한 강건을 소망한다. 노가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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